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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URORA 프리앰프 사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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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09-23 07:24 조회1,8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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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품 사 용 기

게시물 번호   248 작 성 일   2003-05-31 조 회   1942
글 쓴 이   여명수  

L'AURORA 프리앰프 사용기.

고객들의 프리앰프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혀 드리기 위하여 [이야기마당]에
글을 올리신 여명수(필명:중독자)님의 사용기를 옮겨 봅니다.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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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구년전에 내가 보듬고 살았던 오디오 시스템은 이랬다.
아발론 아바타, 맨리 300B파워, 그리폰 프리, 세타 트랜스포트, DAC.
이중에서도 가장 아꼈던 것은 아바타와 맨리 300B 모노블럭이었다.

아바타는 비온 뒤의 가을 하늘을 연상케하는 청명한 음색과 홀로그래픽한
음장감 매력이었고, 맨리 300B는  투명하고 온도감있는 음이면서도
불과 18와트의 싱글 엔디드 모드에서조차 선명하고 밀도있는 탄탄한
저역이 매력이었다. 그러나 저능률 스피커인 아바타의 음압레벨은 86db,
푸쉬풀로 해도 33와트 정도인 맨리 300B가 제아무리 펀치력이 좋다해도
저역의 밑바닥까지 훑기에는 당연한 얘기겠는데 역부족이었다.
아바타를 위해서라면 베스트 매칭으로 불리우는 클라세 DA-300정도는
물려 주어야 옳겠지만 맨리 300B의 매력을 포기할 수도 없어 언벨런스한
이 조합으로 엉거주춤 음악생활을 했다.

그러던 어느날 동호회를 통해서 알게된 한상응님 손에 이끌려 갓 태어난
오로라 프리를 듣게된다.
출력 십몇와트의 한상응님 300B 파워에 매칭해서 울린 스피커는 역시 저능률
스피커로 제대로 소리 뽑아내기 힘들다는 B&W 실버 시그너처.

웃기지도 않았다. 300와트 이상은 되어야 장단 맞춰줄까 말까하는 실버
시그너처가 단지 오로라 프리 하나에 고분고분해지다니!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가는 이 현실에 어안이 벙벙...넋이 나갔다.
부드럽고 섬세하기는 하지만 그래서 무르기도한 그리폰 프리로 듣다가 파워풀한
오로라 프리로 들으니  그날로 뿅 갈 수 밖에.., 더우기 어두운 내귀에도
드럼과 기타 주자의 위치까지 선명히 보이는 사운드 스테이징과 해상력은
신천지가 來하도다!에 다름 아니었다. 더 들어볼 것도 없었다.
예상되는 만만치 않을 가격에 약간의 주저가 있었으나 가져가서 들어 보라고
안겨주시는 바람에 그냥 집으로 들이게 된다.
새 기기를 들일 때의 설레임과 흥분은 오됴쟁이라면 다 알고 있으리라 믿지만
지금까지 통틀어서 그 때만큼 흥분속에 세팅한 적은 없었다.
고역의 끝이 좀 까칠하고 날이 선듯한 기분은 아무 문제도 아니였다.
오로지 아바타의 저역을 깨부수는 것만이 관건이었으니까.

제니퍼 원즈의 그 유명한 'Way down deep'....그저 실실 웃음만 나왔다.
드디어 아바타의 저역을 깼다!하는 희열만 있었다.
뭐 오래들어 볼 것도 없었다. 타이타닉 ost 1번트랙으로 넘어갔다.
전에는 들릴둥 말둥 모기소리가 나던 초저역의 효과음이 안개처럼 방안을
휩싼다. 그 때의 소름끼치던 기분이란....
하여간 그 뒤로는 퇴근하면 곧장 집에 들어가 앰프에 불을 지피고 새벽
두세시까지 지쳐서 그대로 꼬꾸라져 자버릴 때까지 음악듣기가 일과였다.

음악에 좀더 가까이하게 만들던 이 시스템도 IMF를 맞아 허물어지게 되었다.
지킬 수도 있었지만 거실에서 쫓겨나 작은 방에서 음악감상하던 당시
이게 무슨 분수넘친(?)짓인지...하는 회의도 있었고 풀레인지의 매력에
솔깃해지던 터라 거개의 시스템을 후배놈에게 넘겨주고 싱글에 풀레인지로
180도 선회해 버리게되었다.
그리고 확 바뀐 오디오 시스템처럼 그 이후로 내 삶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아서라, 한상응 사운드의 소리는 애시당초 듣는게 아니었다.
한상응 사운드는 마약이다. 그로부터 4년여를 안분자족하자고 암만 달래어도
소리의 극한으로 짜릿한 쾌감을 안겨주는  그 '소리'가 금단증상처럼
음악들을 때 마다 안절부절하게 만드는 거였으며 늘 허전한 뒷맛을 남기는
거였다. 이러구러 점차 자리가 안정되어 가는 와중에 맞추어 이 기기 저 기기
(그래봐야 보급기 수준)를 섭렵해 보았지만 '이 소리도 아닙니다. 저소리도
아닙니다'일뿐이었다.
닝기리,넨장, xx헐 오로라 같으니라구, 이처럼 못살게 맹글다니.. 하는 푸념이
수시로 나올 지경이었다. 이런 푸념을 하게되는 이면에는 오로라 사운드의
포박에서 벗어나고픈 마음이 있었다. 풀레인지에 잠간 길들인  내 귀는
'포도는 시다'라고 하는 것처럼 오로라의 사운드가 카타르시스를 안겨주는만큼
과장도 있을거다,고 달래주었지만 중독은 의외로 심각했고 오로라 사운드의
원심력은  생각보다 강력했다. 생각하다 못해 내 오로라 프리를 가져간
후배놈에게 돌려줄 것을 청했으나 이누무 후배눔이 한번 손에 쥐면 안 놓는
눔이라 먼산만 바라보게 되었다.
새 제품을 사기에는 언감생심...이어서 하릴없이 이곳저곳의 오됴 사이트
장터란을 뒤지고 다니던 어느날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오로라 프리가 나온 것을
보았다. 먼 거리의 시외였지만 냉큼 달려갔다. 
오로라 프리를 내어 놓으신 분에게 절이라도 하고 싶었는데 이게 모야?
내가 쓰던 알미늄 몸체의 잘 생긴 오로라 프리가 아니라 시커먼 철판을
두른 못 생긴 오로라 프리였다. 명판을 보니 한상응님 사인도 없이
모 업체로 되어있다. 그럼 그렇지, 이게 그렇게 싼 가격으로 나올리가 읍지...
씁쓸했지만 그래도 오로라 프리다. 들구 왔다.
인티의 파워부를 뽑아 들어 본 소리긴 했지만 내가 예전에 듣던 소리가 아니다.
고역은 쏘고 날리고 중역대가 약간 비어있고 탄탄한 저역도 미흡하다.
우두망찰이다. 혹시 발을 잘못 디뎠다가 번민만 안게 될까봐 가기 싫었던
오로라에 꼼짝없이 가봐야 쓰게 생겼다.
넨장, 어쩌랴... 사전에 허락을 구한 후 갔다.
수년만에 들린 오로라는 화려했다. 가히 롤스로이스급 앰프인 마제파 300B
프리등은 일부러 외면하고 예전의 소리를 찾아 주실 것만 부탁하고 나왔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시청실에서 오로라 파워에 물려 B&W 실버 시그너처를
통해 들은 오로라 프리의 소리는 오르가즘 그 자체였다.
예전에 튜닝할 때에는 무대를 뒤로 물리면 저역이 약간 퍼지는 느낌이었는데
무대가 넓게 펼쳐지면서 뒤로 쑥 물러났는데도 탄탄한 밀도다.
예전 소리가 무조건 앞으로 내지르는 강성이었다면 이번에는 윤곽이
선명하면서도 밀도있고 부드럽다.
아마 이번 아이어 쇼에서 배포된 데모시디일텐데 무슨 재즈곡에서의 하이엣
소리는 챙챙 날라다니며 그 하이엣 종류별 원경까지 그려진다. 정신이 없다.
얼마만에 맛 보는 카타르시스던가, 식곤증처럼 마치 섹스하고 난 다음처럼
사지에 힘이 쪽 빠지고 맥을 못추겠다.
참으로 대단한 한상응님이다,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근데 한상응님은 아예 ko펀치를 먹이신다. 이제서야 좋은 음이 뭔지 알것
같다고 한다. 지길...어쩌라구...

오로라 시청실의 기기들과는 깸도 안 되는 내 기기들이어서 오로라 시청실에서
듣던 소리와는 에베레스트와 동네 뒷산의 차이가 있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냐,
오로라 프리를 만나 한결 음악 듣기가 즐거워졌다. 음악실로 사용하는
다락방으로 옮겨지는 발걸음이 잦아진 것은 물론이다. 
나는 물론이지만 내가 즐겨듣는 음악도 한상응님께 감사해 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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