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 샤콘과 마샬을 만나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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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09-23 06:48 조회2,009회 댓글2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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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품 사 용 기
게시물 번호 22 작 성 일 2001-11-26 조 회 1572
글 쓴 이 곽한영
[사용기] 샤콘과 마샬을 만나다 1
* 이야기 마당에 있던 글을 게시판의 성격에 맞추어 옮겼습니다.
한동안 홍역을 겪었습니다. 샤콘 홈페이지에 이런저런 글을
남겼습니다만 조용한 저녁에 다시 생각을 정리해보고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음악 듣는 것을 밥먹는 것보다 좋아하고 직접
음악을 하기도 했던 터라 테이프나 LP, CD등을 참 많이도
모았습니다. 특히 몇년 전부터는 이런저런 잡지와 사이트에
부끄럽지만 음악평론 같은 것을 하면서 홍보용으로 들어온
소스들도 참 많았구요. 이래저래 받은 원고료들이 조금 쌓이자
그간 별 생각없이 들어오던 황학동 표 허접모음 오디오를
바꿔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음악평론의
객관성에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그래서 조금 무리를 해서 신형마란츠 풀셋을 구해 1년가량
만족하며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아주 오래 처박아두었던
황학동 멤버들(파이오니어 SX-510, 환타지아 미니 턴테이블,
에로이카 CDP, 인켈덱크, 필립스 미니콤포에서 빼낸 스피커)
의 소리를 아무생각없이 듣고 나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당시 쓰고 있던 마란츠의 스피커가 탄노이 M2였는데 당시 시가
30만원에 육박하던 그 스피커에서 나는 소리가 줘도 안가져가는
플라스틱 필립스 스피커에서 쏟아져 나오는 시원한 맛이
전혀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룸튜닝도 해보고 가혹할
만큼 에이징도 하며 몇달간의 고심을 한 끝에 깨끗이 시스템을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거의 한달 월급에 가까운
돈을 퍼부은 시스템을 반값에 넘기다니 스스로 생각해도
뭐에 홀렸나 싶었지만 마음에 안드는 소리를 듣느니 잘했다는
생각이 지금도 듭니다. 이때부터 저의 방황은 시작되었습니다.
마란츠 sr시리즈, pm 시리즈, JBL, AR, dual, quad, bose 등을
거쳐 마침내 자리를 잡았다 싶은 시스템이 일반적으로 최고의
매칭이라고들 하는 JBL과 마란츠의 조합이었습니다. 박력은
정말 끝내줬죠. 풍부함과 따뜻함도 있었구요. 그런데
그 즈음에 샤콘을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진공관의 소리는
산수이와 Eico등을 들어본 적이 있었는데 워낙 아날로그를
좋아하고 구닥다리를 신봉하는 터라 진공관 소리를 듣고
싶다는 열망과 샤코니아들의 정열적인 활동, 그리고
좋은 평들에 영향을 받아 덜컥 마란츠를 팔아버리고 샤콘을
구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택배와 돈문제로 고생한 생각을
하면 다시 그런 짓 하라면 절대 못할 것 같습니다. --;
그렇게 어렵게 어렵게 들어온 샤콘의 소리를 처음 듣던 날,
베이스가 확실히 단단해 진것 같고 음이 가운데로 모이는 것
같아 만족하며 나에게 마란츠를 파셨던 오디오가게 아저씨에게
자랑 겸 평가를 받기 위해 가져가봤습니다.
샤콘 홈페이지에 올린 '샤콘, 참패하다!'라는 글은 그렇게
나왔습니다. 정말 말 그대로 참패였습니다. 다른 앰프들과
비교해보니 이건 소리도 아니더군요. 차라리 몇만원짜리
TR앰프가 나을듯 했습니다. 아저씨의 비웃음 섞인 표정과
'뭐 알만하네'라는 멘트를 들으며 샤콘이 얼마나 불쌍해
보였던지 바라보고 있으면 저까지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지 이녀석을 구제해야겠다는, 자기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해줘야겠다는 일념에 불타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분들이 조언해주신대로 열심히 에이징도 시키는 한편
음압이 맞는 스피커를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던
어느 날 오로라에서 샤콘에 딱 맞는 스피커를 판매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앞뒤 생각할 것도 없이 신청해버렸습니다.
우리 불쌍한 녀석을 구하는게 우선이었으니까요. 평생
소장하리라던 L50도 팔아치우고 집사람과 상의도 없이
엄청난 액수를 지불하고 집에 돌아오니 다 팔아치운 자리에
샤콘만 덜렁 남아 있더군요. 장애아 자식을 보는 부모의
심정 같았습니다. 보채고 보챈 끝에 마샬이 집에 들어오던
날은 직장 회의도 취소하고 집에서 대기하다가 한달음에
택배아저씨에게 받아 안고 들어왔습니다.
확실히 음압이 높으니까 소리가 정확하게 제대로 나더군요.
섬세하고 날카롭고 민감하고..
그런데...........
(너무 길어져버렸네요.. 다음에 2편을 올리지요. ^^ 소설도
아닌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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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번호 22 작 성 일 2001-11-26 조 회 1572
글 쓴 이 곽한영
[사용기] 샤콘과 마샬을 만나다 1
* 이야기 마당에 있던 글을 게시판의 성격에 맞추어 옮겼습니다.
한동안 홍역을 겪었습니다. 샤콘 홈페이지에 이런저런 글을
남겼습니다만 조용한 저녁에 다시 생각을 정리해보고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음악 듣는 것을 밥먹는 것보다 좋아하고 직접
음악을 하기도 했던 터라 테이프나 LP, CD등을 참 많이도
모았습니다. 특히 몇년 전부터는 이런저런 잡지와 사이트에
부끄럽지만 음악평론 같은 것을 하면서 홍보용으로 들어온
소스들도 참 많았구요. 이래저래 받은 원고료들이 조금 쌓이자
그간 별 생각없이 들어오던 황학동 표 허접모음 오디오를
바꿔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음악평론의
객관성에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그래서 조금 무리를 해서 신형마란츠 풀셋을 구해 1년가량
만족하며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아주 오래 처박아두었던
황학동 멤버들(파이오니어 SX-510, 환타지아 미니 턴테이블,
에로이카 CDP, 인켈덱크, 필립스 미니콤포에서 빼낸 스피커)
의 소리를 아무생각없이 듣고 나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당시 쓰고 있던 마란츠의 스피커가 탄노이 M2였는데 당시 시가
30만원에 육박하던 그 스피커에서 나는 소리가 줘도 안가져가는
플라스틱 필립스 스피커에서 쏟아져 나오는 시원한 맛이
전혀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룸튜닝도 해보고 가혹할
만큼 에이징도 하며 몇달간의 고심을 한 끝에 깨끗이 시스템을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거의 한달 월급에 가까운
돈을 퍼부은 시스템을 반값에 넘기다니 스스로 생각해도
뭐에 홀렸나 싶었지만 마음에 안드는 소리를 듣느니 잘했다는
생각이 지금도 듭니다. 이때부터 저의 방황은 시작되었습니다.
마란츠 sr시리즈, pm 시리즈, JBL, AR, dual, quad, bose 등을
거쳐 마침내 자리를 잡았다 싶은 시스템이 일반적으로 최고의
매칭이라고들 하는 JBL과 마란츠의 조합이었습니다. 박력은
정말 끝내줬죠. 풍부함과 따뜻함도 있었구요. 그런데
그 즈음에 샤콘을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진공관의 소리는
산수이와 Eico등을 들어본 적이 있었는데 워낙 아날로그를
좋아하고 구닥다리를 신봉하는 터라 진공관 소리를 듣고
싶다는 열망과 샤코니아들의 정열적인 활동, 그리고
좋은 평들에 영향을 받아 덜컥 마란츠를 팔아버리고 샤콘을
구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택배와 돈문제로 고생한 생각을
하면 다시 그런 짓 하라면 절대 못할 것 같습니다. --;
그렇게 어렵게 어렵게 들어온 샤콘의 소리를 처음 듣던 날,
베이스가 확실히 단단해 진것 같고 음이 가운데로 모이는 것
같아 만족하며 나에게 마란츠를 파셨던 오디오가게 아저씨에게
자랑 겸 평가를 받기 위해 가져가봤습니다.
샤콘 홈페이지에 올린 '샤콘, 참패하다!'라는 글은 그렇게
나왔습니다. 정말 말 그대로 참패였습니다. 다른 앰프들과
비교해보니 이건 소리도 아니더군요. 차라리 몇만원짜리
TR앰프가 나을듯 했습니다. 아저씨의 비웃음 섞인 표정과
'뭐 알만하네'라는 멘트를 들으며 샤콘이 얼마나 불쌍해
보였던지 바라보고 있으면 저까지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지 이녀석을 구제해야겠다는, 자기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해줘야겠다는 일념에 불타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분들이 조언해주신대로 열심히 에이징도 시키는 한편
음압이 맞는 스피커를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던
어느 날 오로라에서 샤콘에 딱 맞는 스피커를 판매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앞뒤 생각할 것도 없이 신청해버렸습니다.
우리 불쌍한 녀석을 구하는게 우선이었으니까요. 평생
소장하리라던 L50도 팔아치우고 집사람과 상의도 없이
엄청난 액수를 지불하고 집에 돌아오니 다 팔아치운 자리에
샤콘만 덜렁 남아 있더군요. 장애아 자식을 보는 부모의
심정 같았습니다. 보채고 보챈 끝에 마샬이 집에 들어오던
날은 직장 회의도 취소하고 집에서 대기하다가 한달음에
택배아저씨에게 받아 안고 들어왔습니다.
확실히 음압이 높으니까 소리가 정확하게 제대로 나더군요.
섬세하고 날카롭고 민감하고..
그런데...........
(너무 길어져버렸네요.. 다음에 2편을 올리지요. ^^ 소설도
아닌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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