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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제 품 사 용 기 > > 게시물 번호 248 작 성 일 2003-05-31 조 회 1942 > 글 쓴 이 여명수 > > L'AURORA 프리앰프 사용기. > > 고객들의 프리앰프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혀 드리기 위하여 [이야기마당]에 > 글을 올리신 여명수(필명:중독자)님의 사용기를 옮겨 봅니다. >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 > ------------------------------------------------------------------------ > > 팔 구년전에 내가 보듬고 살았던 오디오 시스템은 이랬다. > 아발론 아바타, 맨리 300B파워, 그리폰 프리, 세타 트랜스포트, DAC. > 이중에서도 가장 아꼈던 것은 아바타와 맨리 300B 모노블럭이었다. > > 아바타는 비온 뒤의 가을 하늘을 연상케하는 청명한 음색과 홀로그래픽한 > 음장감 매력이었고, 맨리 300B는 투명하고 온도감있는 음이면서도 > 불과 18와트의 싱글 엔디드 모드에서조차 선명하고 밀도있는 탄탄한 > 저역이 매력이었다. 그러나 저능률 스피커인 아바타의 음압레벨은 86db, > 푸쉬풀로 해도 33와트 정도인 맨리 300B가 제아무리 펀치력이 좋다해도 > 저역의 밑바닥까지 훑기에는 당연한 얘기겠는데 역부족이었다. > 아바타를 위해서라면 베스트 매칭으로 불리우는 클라세 DA-300정도는 > 물려 주어야 옳겠지만 맨리 300B의 매력을 포기할 수도 없어 언벨런스한 > 이 조합으로 엉거주춤 음악생활을 했다. > > 그러던 어느날 동호회를 통해서 알게된 한상응님 손에 이끌려 갓 태어난 > 오로라 프리를 듣게된다. > 출력 십몇와트의 한상응님 300B 파워에 매칭해서 울린 스피커는 역시 저능률 > 스피커로 제대로 소리 뽑아내기 힘들다는 B&W 실버 시그너처. > > 웃기지도 않았다. 300와트 이상은 되어야 장단 맞춰줄까 말까하는 실버 > 시그너처가 단지 오로라 프리 하나에 고분고분해지다니! 도저히 상식적으로 > 이해가 안가는 이 현실에 어안이 벙벙...넋이 나갔다. > 부드럽고 섬세하기는 하지만 그래서 무르기도한 그리폰 프리로 듣다가 파워풀한 > 오로라 프리로 들으니 그날로 뿅 갈 수 밖에.., 더우기 어두운 내귀에도 > 드럼과 기타 주자의 위치까지 선명히 보이는 사운드 스테이징과 해상력은 > 신천지가 來하도다!에 다름 아니었다. 더 들어볼 것도 없었다. > 예상되는 만만치 않을 가격에 약간의 주저가 있었으나 가져가서 들어 보라고 > 안겨주시는 바람에 그냥 집으로 들이게 된다. > 새 기기를 들일 때의 설레임과 흥분은 오됴쟁이라면 다 알고 있으리라 믿지만 > 지금까지 통틀어서 그 때만큼 흥분속에 세팅한 적은 없었다. > 고역의 끝이 좀 까칠하고 날이 선듯한 기분은 아무 문제도 아니였다. > 오로지 아바타의 저역을 깨부수는 것만이 관건이었으니까. > > 제니퍼 원즈의 그 유명한 'Way down deep'....그저 실실 웃음만 나왔다. > 드디어 아바타의 저역을 깼다!하는 희열만 있었다. > 뭐 오래들어 볼 것도 없었다. 타이타닉 ost 1번트랙으로 넘어갔다. > 전에는 들릴둥 말둥 모기소리가 나던 초저역의 효과음이 안개처럼 방안을 > 휩싼다. 그 때의 소름끼치던 기분이란.... > 하여간 그 뒤로는 퇴근하면 곧장 집에 들어가 앰프에 불을 지피고 새벽 > 두세시까지 지쳐서 그대로 꼬꾸라져 자버릴 때까지 음악듣기가 일과였다. > > 음악에 좀더 가까이하게 만들던 이 시스템도 IMF를 맞아 허물어지게 되었다. > 지킬 수도 있었지만 거실에서 쫓겨나 작은 방에서 음악감상하던 당시 > 이게 무슨 분수넘친(?)짓인지...하는 회의도 있었고 풀레인지의 매력에 > 솔깃해지던 터라 거개의 시스템을 후배놈에게 넘겨주고 싱글에 풀레인지로 > 180도 선회해 버리게되었다. > 그리고 확 바뀐 오디오 시스템처럼 그 이후로 내 삶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 > 그러나 아서라, 한상응 사운드의 소리는 애시당초 듣는게 아니었다. > 한상응 사운드는 마약이다. 그로부터 4년여를 안분자족하자고 암만 달래어도 > 소리의 극한으로 짜릿한 쾌감을 안겨주는 그 '소리'가 금단증상처럼 > 음악들을 때 마다 안절부절하게 만드는 거였으며 늘 허전한 뒷맛을 남기는 > 거였다. 이러구러 점차 자리가 안정되어 가는 와중에 맞추어 이 기기 저 기기 > (그래봐야 보급기 수준)를 섭렵해 보았지만 '이 소리도 아닙니다. 저소리도 > 아닙니다'일뿐이었다. > 닝기리,넨장, xx헐 오로라 같으니라구, 이처럼 못살게 맹글다니.. 하는 푸념이 > 수시로 나올 지경이었다. 이런 푸념을 하게되는 이면에는 오로라 사운드의 > 포박에서 벗어나고픈 마음이 있었다. 풀레인지에 잠간 길들인 내 귀는 > '포도는 시다'라고 하는 것처럼 오로라의 사운드가 카타르시스를 안겨주는만큼 > 과장도 있을거다,고 달래주었지만 중독은 의외로 심각했고 오로라 사운드의 > 원심력은 생각보다 강력했다. 생각하다 못해 내 오로라 프리를 가져간 > 후배놈에게 돌려줄 것을 청했으나 이누무 후배눔이 한번 손에 쥐면 안 놓는 > 눔이라 먼산만 바라보게 되었다. > 새 제품을 사기에는 언감생심...이어서 하릴없이 이곳저곳의 오됴 사이트 > 장터란을 뒤지고 다니던 어느날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오로라 프리가 나온 것을 > 보았다. 먼 거리의 시외였지만 냉큼 달려갔다. > 오로라 프리를 내어 놓으신 분에게 절이라도 하고 싶었는데 이게 모야? > 내가 쓰던 알미늄 몸체의 잘 생긴 오로라 프리가 아니라 시커먼 철판을 > 두른 못 생긴 오로라 프리였다. 명판을 보니 한상응님 사인도 없이 > 모 업체로 되어있다. 그럼 그렇지, 이게 그렇게 싼 가격으로 나올리가 읍지... > 씁쓸했지만 그래도 오로라 프리다. 들구 왔다. > 인티의 파워부를 뽑아 들어 본 소리긴 했지만 내가 예전에 듣던 소리가 아니다. > 고역은 쏘고 날리고 중역대가 약간 비어있고 탄탄한 저역도 미흡하다. > 우두망찰이다. 혹시 발을 잘못 디뎠다가 번민만 안게 될까봐 가기 싫었던 > 오로라에 꼼짝없이 가봐야 쓰게 생겼다. > 넨장, 어쩌랴... 사전에 허락을 구한 후 갔다. > 수년만에 들린 오로라는 화려했다. 가히 롤스로이스급 앰프인 마제파 300B > 프리등은 일부러 외면하고 예전의 소리를 찾아 주실 것만 부탁하고 나왔다. > > 그로부터 일주일 후, 시청실에서 오로라 파워에 물려 B&W 실버 시그너처를 > 통해 들은 오로라 프리의 소리는 오르가즘 그 자체였다. > 예전에 튜닝할 때에는 무대를 뒤로 물리면 저역이 약간 퍼지는 느낌이었는데 > 무대가 넓게 펼쳐지면서 뒤로 쑥 물러났는데도 탄탄한 밀도다. > 예전 소리가 무조건 앞으로 내지르는 강성이었다면 이번에는 윤곽이 > 선명하면서도 밀도있고 부드럽다. > 아마 이번 아이어 쇼에서 배포된 데모시디일텐데 무슨 재즈곡에서의 하이엣 > 소리는 챙챙 날라다니며 그 하이엣 종류별 원경까지 그려진다. 정신이 없다. > 얼마만에 맛 보는 카타르시스던가, 식곤증처럼 마치 섹스하고 난 다음처럼 > 사지에 힘이 쪽 빠지고 맥을 못추겠다. > 참으로 대단한 한상응님이다,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 근데 한상응님은 아예 ko펀치를 먹이신다. 이제서야 좋은 음이 뭔지 알것 > 같다고 한다. 지길...어쩌라구... > > 오로라 시청실의 기기들과는 깸도 안 되는 내 기기들이어서 오로라 시청실에서 > 듣던 소리와는 에베레스트와 동네 뒷산의 차이가 있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냐, > 오로라 프리를 만나 한결 음악 듣기가 즐거워졌다. 음악실로 사용하는 > 다락방으로 옮겨지는 발걸음이 잦아진 것은 물론이다. > 나는 물론이지만 내가 즐겨듣는 음악도 한상응님께 감사해 할거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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